개인회생, 파산 진행 시 배우자 재산도 고려대상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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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 파산 진행 시 배우자 재산도 고려대상이 되나?
일반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 수준으로 인해 개인회생, 파산을 진행하고자 전문가를 찾는 사람들은 본인의 채권, 채무 내역 외에 배우자의 재산 내역까지도 회생, 파산 및 면책을 신청하는데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배우자가 스스로의 능력으로 축적한 재산인데, 왜 배우자의 재산 액수 때문에 본인이 회생, 파산의 각 선고와 면책결정을 받기 어렵게 되는 것인지 억울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부는 기본적으로 경제공동체의 특성을 띄고 있으므로, 파산 및 면책으로 인해 자신의 채권을 변제받지 못하게 될 채권자들을 위해서라도 혹 배우자 명의의 재산축적에 당사자가 기여한 바가 있는지, 당사자가 재산은닉의 수단으로 배우자의 명의를 활용한 것은 아닌지를 살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실무적으로는 개인회생, 파산 신청 시 채무자의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에 더해 최근 2년 이내에 이혼을 한 경우 이혼에 관한 재판서 또는 협의이혼의사확인서의 등본, 배우자의 차량등록원부, 진술서상 배우자의 급여나 연금 내역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만일 이 과정에서 배우자 소유 부동산의 존재가 확인되는 경우 그 취득자금의 출처를 살펴보기 위해 법원은 보정명령 등을 통해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는 채무자의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면책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321조, 제564조, 제658조 참조).
구체적으로, 서울회생법원의 실무준칙 제402호 제3조에 따르면 법원은 개인회생사건의 적정한 심리와 원활한 진행을 위해 배우자 명의 지적전산자료조회결과서, 지방세세목별과세증명서, 배우자 명의 보험가입내역조회서, 배우자 소유 부동산에 대한 시세 확인자료, 매매대금 사용처 확인 자료, 배우자 명의 임대차계약서 등의 추가제출을 명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만일 위와 같은 자료들을 통해 배우자 명의의 재산이 오로지 배우자 개인의 능력으로 축적된 것으로 소명되기 부족한 경우, 실무적으로 배우자 명의의 재산 중 1/2을 채무자의 재산으로 보고 청산가치에 산입한다. 그러나 사실상 채무자와 배우자의 재산이 혼용돼 있어 배우자 명의 재산에 대한 소명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청산가치가 늘어나게 되면 개인회생을 진행하려는 채무자의 회생 절차 내 변제 부담이 훨씬 증가하게 돼 회생 진행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한다. 부부 일방이 혼인 중 그 명의로 취득한 재산에 대해서는 이를 부부 공유재산이 아닌 특유재산으로 보는 민법상 부부별산제의 취지(민법 제830조)에도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
이에 서울회생법원은 2020. 11. 24. 실무준칙 제406호를 제정해, 제출된 자료 등에 비춰 채무자의 명의신탁재산으로 인정되거나, 채무자가 배우자에게 해당 재산을 처분한 행위에 관해 부인권 성립 및 행사의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외에는 '채무자가 파산하는 때에 배당받을 총액(청산가치)'을 산정함에 있어 배우자 명의로 돼 있는 재산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는 적어도 개인회생절차에서만큼은 특별한 사정없이는 배우자의 재산이 채무자의 것으로 의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실무준칙의 제정에도 여전히 채무자로서는 배우자의 재산 축적 과정을 소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며, 담당 재판부나 관리위원, 파산관재인 등 담당자의 성향에 따라 배우자의 재산 고려 정도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배우자의 재산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진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신청 이전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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