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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조정· 개인회생 신청 급증 가계신용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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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조정· 개인회생 신청 급증 가계신용 비상


코로나19 기간 동안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로 불어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이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벌써부터 가계신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빚을 갚지 못한 차주가 이자나 개인 파산 대신 이자 및 원금 감면을 받는 최후수단인 '채무조정'과 '개인회생'에 신청을 한 경우가 지난해 말부터 급증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의 올해 1분기 채무조정 신청 차주는 4만6067명으로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3만2005명 대비 43.9%나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15.9% 늘었다.


신복위의 채무조정은 연체 기간에 따라 최장 10년(담보 35년) 동안 빚을 갚아 나가면 이자와 원금을 탕감해주는 제도다. 이 제도를 이용한 신청자는 2020년 12만8754명, 2021년 12만7147명 등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13만8344명으로 늘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분기 3만2005명, 2분기 3만2662명, 3분기 3만3943명, 4분기 3만9734명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까지 매달 약 9000~1만1000명 수준을 기록하다가 11월 1만4579명으로 신청자가 급격히 늘어난 후 12월 1만3367명, 올해 1월 1만3225명, 2월 1만5275명, 3월 1만7567명 등으로 2023년 들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법원의 개인회생도 최근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개인회생 사건 접수는 1만1228건으로 전년 동월(7455건) 대비 50.6%나 증가했다. 개인회생 월간 신청 건수가 1만 건을 넘어선 것은 2014년 7월(1만489건) 이후 처음이다.


법원의 개인회생은 소득은 있지만 과도한 채무 부담을 진 차주들을 위한 것이다. 3~5년간 일정한 금액을 변제시 나머지 채무는 면제해주는 제도다.


개인회생 신청은 지난해 5~10월까지는 매달 7000건대를 기록했지만 11월부터 신청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의 여파로 추정된다. 올해 1~3월까지 누적 신청 건수는 3만182건에 달한다.


채무조정이나 개인회생이 늘었다는 것은 벗어나기 힘든 연체의 늪에 빠진 차주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0.32%로 전월 말 대비 0.04%포인트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0.20%)은 전월 말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으며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연체율(0.64%)도 전월 말 대비 0.09%포인트 늘었다.


당장, 낮은 신용도에 서민들이 일차적으로 다가설 수 있던 2금융권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연체율도 각각 5%와 10%를 넘어섰다. 최근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1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이 5.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연체율이 5%대를 넘어선 것은 2016년(5.8%) 후 처음이다. 지난해 말 3.4%였던 연체율이 올 들어 1.7%포인트 급등했다.


신한·삼성·국민·하나·우리카드 등 주요 신용카드사들도 1분기 연체율이 1%대를 넘어섰다.


서민들의 마지막 급전 창구라 할 대부업체의 연체율도 최근 두 자릿수에 도달했다. 올해 2월 기준 대형 대부업체 25개사의 연체율은 10%로 1년 전인 지난해 2월(6.5%) 대비 3.5%포인트 증가다. 전월 대비로도 1.3%포인트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계의 신용위험도는 카드 사태가 있던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04개 금융기관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난달 2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에 대출이 있는 가계에 대해 전망한 신용위험도는 1분기 39에서 2분기 42로 높아졌다. 이는 2003년 4분기에 44를 기록한 후 19년 6개월 만에 최대치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를 우려한 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일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대출 문이 좁아질 경우 한계 상황에 내몰린 가계도 더욱 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2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가계주택대출은 14, 가계일반대출은 6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8포인트, 5포인트씩 줄었다.


지수(100~-100)가 마이너스(-)를 보이면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의미이고, 플러스(+)면 그 반대이다. 은행권의 경우 아직은 가계대출 완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 추세는 확연히 꺾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은행권의 경우 2분기 대출태도지수는 저축은행 -33, 신용카드 -7, 상호금융 -22, 생명보험 -20 등으로 나타나 대출 조이기가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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